"감독님께서 팀의 에이스가 주장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다가오는 시즌 OK금융그룹의 주장은 레프트 차지환(26)이다. 지난 시즌에는 리베로 정성현이 맡았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정성현 선수도 정말 훌륭한 주장이다. 하지만 리베로는 센터와 교대해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있다. 그래서 차지환 선수에게 주장을 맡겼는데 잘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차지환은 지난 시즌 OK금융그룹의 에이스였다. 35경기(133세트)에 출전해 398점(12위), 리시브 효율 30.61%(16위), 세트당 서브 0.286개(10위)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데뷔 첫 세 자릿수 득점은 물론이고, 경기 수도 데뷔 후 처음으로 30경기를 넘어섰다. 공격 성공률도 56.14%로 높았다.
다가오는 시즌 OK금융그룹의 주장을 맡은 차지환. 젊은 주장이 팀의 운전대를 잡았다. 사진(용인)=이정원 기자
최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OK금융그룹 연습체육관에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차지환은 "형들의 의견도 맞춰야 하고 동생들도 끌고 가야 하는 위치다. 부담이 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에 주장을 하라고 하셨을 때 나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새로운 자극이 될 거라 봤다. 감독님께서는 '팀의 에이스가 주장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하셨다.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주장을 맡고 난 후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주장으로서 쓴소리도 해야 될 때가 있고, 또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어쩌면 코트 위에서보다 코트 밖에서 해야 될 일이 많다.
차지환은 "감독님께서는 나를 많이 생각해 주신다. 위축되지 말고 나의 플레이를 하길 바란다"라며 "다른 때보다 훈련을 임하는 자세가 진지해지는 것 같다. 말 한마디라도 내가 더 꺼내려고 한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훈련 시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차지환이다. "기본기를 너무 등한시했던 것 같다. 그런 게 없으면 배구가 안 된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늘 화려하게 포인트를 내고 싶어 했고, 나도 그렇지만 모든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 했다. 이제 그런 부분은 줄이고 기본에 충실하겠다." 차지환의 말이다.
석진욱 감독은 차지환이 잘 할 거라 굳게 믿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차지환의 공격력은 문제없었다. 인하대 재학 시절부터 파괴력이 있었다. 문제는 리시브였다. 팀을 상위권으로 올리고, 차지환 본인 역시 한 단계 더 오르기 위해서는 결국 상대 강서브를 버텨야 한다. 그래야 팀도 살고, 자신의 이름값도 올라간다. 그 역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만족하지 않는다. 지나간 시즌보다 다가오는 시즌이 더 중요하다. 작년에 잘 됐던 거는 보완을 하고, 장점은 확실히 밀고 가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을 이어간 차지환은 "공격력은 늘 이야기하지만 자신이 있다. 지금도 자신이 있다. 그러나 서브, 범실 관리, 리시브, 디펜스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그래도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 흐름을 다가오는 시즌까지 끌고 간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차지환은 "성적이 욕심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욕심이 나고 승패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났을 때 우리 선수들 모두 한 단계 더 올라섰다고 말할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선수가 성장해야 팀도 성장할 수 있다"라고 입술을 꽉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