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이글스의 오빠’ 손아섭이 한화 이글스를 한국시리즈로 인도할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1차전을 통해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일정에 돌입한다. 상대는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다.
정규리그에서 4위(74승 2무 68패)를 마크한 삼성은 현재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대 2차전·4위에게 1승 부여)에서 5위 NC 다이노스(71승 6무 67패)를 1승 1패로 제친 뒤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도 3위 SSG랜더스(75승 4무 65패)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물리치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한화도 만만치 않다. 83승 4무 57패를 기록, 2위에 오르며 당당히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막강한 투수진이 타선과 조화를 이룬 덕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퍼즐은 손아섭이었다.
지난 2007년 2차 4라운드 전체 29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부름을 받은 손아섭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통산 2169경기에서 타율 0.319(8205타수 2618안타) 182홈런 232도루 108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2를 작성했다. 이중 안타 부문은 통산 최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후 2022시즌부터 NC에서 활약했던 손아섭은 올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하게 됐다. 현금 3억 원 및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이 NC로 향하는 조건이었다.
그렇게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손아섭은 빠르게 적응했다. 매서운 타격은 물론이고 특유의 리더십으로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한화의 핵심 타자 노시환은 “손아섭 선배님이 옆에 계시는 것만으로 힘이 난다. 같이 선발 라인업에 있으면 더 힘이 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손아섭과 한화는 이제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손아섭은 한화의 ‘키맨’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는 없지만, 적지 않게 가을야구에 나선 경험이 있는 까닭이다.
리더십 또한 기대되는 요소다. 손아섭은 개인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자 NC 소속이었던 2023년 큰 존재감을 뽐낸 바 있다. 첫 경기였던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는 “나는 진심으로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진심”이라며 “우리는 어차피 잃을 게 없다”고 선수단을 독려했다. 이런 격려 덕분이었을까. 당시 개막 전 ‘꼴찌 후보’로 꼽혔던 NC는 그해 가을야구 6연승 및 2020 한국시리즈 4차전 포함 포스트시즌 9연승을 완성하는 등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다.
한화 선수단은 큰 무대 경험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테랑’ 손아섭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다면 한화는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터. 과연 2년 만에 가을 무대로 복귀한 손아섭이 한화를 한국시리즈로 이끌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한화는 1차전 선발투수로 우완 코디 폰세(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를 출격시킨다. 이에 맞서 삼성은 우완 헤르손 가라비토(4승 4패 평균자책점 2.64)를 예고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