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제발 한 게임만 더 던질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달라 그랬던 것 같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누구보다 독수리 군단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진심이었다.
한화 공식 유튜브 채널 ‘이글스 TV’는 25일 2025시즌을 돌아보는 2025 한화 이글스 다큐멘터리 세 번째 영상을 게시했다. 그리고 영상 중·후반에는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류현진의 모습도 담겼다.
명실상부 류현진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KBO리그 통산 244경기(1566.2이닝)에서 117승 6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5를 마크했다. 2013~2023시즌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186경기(1055.1이닝)에 나서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큰 존재감을 뽐냈다. 26경기(139.1이닝)에 출전해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을 찍었다. 아쉽게 10승 고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여전한 구위와 노련함으로 한화 선발진을 굳게 지켰다. 이런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는 83승 4무 57패를 기록,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하지만 가을 들어 웃지 못한 류현진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만난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6피안타 2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렸다. 이후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LG 트윈스와 격돌했으나, 2차전에서 3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소속팀 한화도 4차전까지 1승 3패로 밀리며 1패만 더하면 준우승에 그칠 위기에 몰렸다.
이 시기 류현진은 단 한 번의 기회만 더 오길 바랐다고. 그는 “2차전에 던지고 선발로 던지려면 6차전에 던져야 한다. 그냥 선수들, 후배들에게 제발 한 게임만 더 던질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달라 그랬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동료 이재원도 류현진의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류)현진이가 5차전이든 6차전이든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올해 은퇴해도 되니 팔 빠지도록 9이닝 동안 150개를 던진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도 언제 우승할 지 모르니 150개 전력으로 팔 빠지게 던져서 이긴 다음 우승시기키고 싶다 했는데 그 기회가 안 와 아쉬웠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 류현진은 5차전에서 한화가 1-3으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청에 의한 등판이었다. 2이닝 5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고, 우승컵을 끝내 LG에 넘겨줘야 했으나, 류현진이 얼마나 한국시리즈에 진심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그 누구보다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류현진이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와는 마주한 적이 없다. 과연 류현진이 올해 아쉬움을 털어내고 2026시즌 한화를 가장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