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대로 돌아온 고영준이 강원FC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번뜩이는 모습으로 공격 상황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고영준은 11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상하이 하이강과의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7차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고영준은 박상혁과 함께 투톱으로 나섰다. 위치는 최전방이었으나 공격 상황에서 한 칸 아래로 내려와 서민우, 이기혁과 함께 중원을 책임졌다. 두 선수보다는 더 높은 위치에 머물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공격수 김대원, 박상혁, 모재현의 침투에 맞춰 적재적소에 패스를 찔러 넣으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2001년생인 고영준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성장했다. 2020년 K리그1에 데뷔해 빠르게 주목받았다. 2023년까지 4시즌 동안 105경기 19골 8도움을 기록했다. 고영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이후 2024년 유럽 진출의 기회가 주어졌다.
세르비아의 파르티잔으로 향해 새 도전에 나섰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두 시즌 동안 42경기 2골을 기록했다. 총 출전 시간은 1,828분이었다. 이적 초반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두 번째 시즌부터는 다수의 경기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후 고영준은 출전 기회를 위해 폴란드의 구르니크 자브제로 무대를 옮겼다. 폴란드에서도 입지는 다르지 않았다. 시즌 상반기 동안 11경기 486분 출전에 그쳤다.
고영준은 한국 복귀를 선택했다. 강원에서 재도약을 다짐했다. 강원은 군 입대한 이상헌(김천 상무)의 공백을 메우길 원했고 고영준을 임대 영입하며 선수단 강화에 성공했다.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뒤따랐지만, 고영준은 데뷔전부터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뽐냈다. 정경호 감독도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고)영준이가 튀르키예로 합류하고 함께 미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선수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지난해 (이)상헌이가 10번 역할을 맡았는데, 이제는 영준이가 같은 역할이다. 오늘 경기에서 좋은 찬스 메이킹을 보여줬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강원의 경기력이 달라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고영준은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잘 지내고 있다. 감독님의 축구와 제 스타일이 잘 맞는다”라며 “전지훈련 동안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첫 경기에 많은 시간을 뛰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65~70% 정도 보여준 거 같다. 그래도 좋은 장면을 몇 차례 만들었다. 더 준비하면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강원은 이날 상하이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오는 18일 멜버른 원정에 올라 리그 스테이지 최종전(8차전)에서 16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춘천=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