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조 가장 까다로운 상대인 벨기에 상대로 승점 1점을 획득한 이란, 대표팀 미드필더 알리레자 자한박쉬(32)는 이날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한박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G조 예선 벨기에와 경기를 0-0으로 비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달콤씁쓸한 기분”이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이란은 벨기에의 일방적인 공세를 견뎌내며 승점 1점을 가져갔다. 오히려 골을 넣기도 했지만,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가 인정되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가 ‘달콤씁쓸’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는 “우리는 벨기에 팀에 대한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이다. 그러나 우리가 경기를 꽤 잘 시작했다고 본다. 전반에 골도 넣었지만 아쉽게도 무효가 됐다. 후반 수적 우위를 가져간 뒤 2~3번의 좋은 기회가 있었다”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라커룸 분위기는 ‘이길 수 있었다’는 분위기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가 팀 전체로 보여준 경기력에 아주 행복해하고 있다. 우리가 이미 여러 번 말했듯 불리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좋은 팀 정신을 보여줬다. 팀 전체가 좋은 퍼포먼스를 하며 우리가 얼마나 단합된 모습인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선발, 벤치, 스태프 모두가 함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같은 에너지로 최선의 결과를 얻고 싶다”며 말을 이었다.
미국과 군사적 대립 속에 이번 대회에 나선 이란은 비자 문제로 인해 베이스캠프를 미국 국경 바깥인 멕시코 티후아나에 차렸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미국을 방문하는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자한박쉬는 “솔직히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른 47개 팀과 똑같은 대우를 원할 뿐”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리 팀과 연관된 모든 이들을 데려오고 싶고, 경기가 열리는 도시와 경기장에 최대한 많이 적응하고 싶다”며 동등한 대우를 바라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은 우리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우리를 더 뭉치게 만든다. 오늘 우리가 보여준 모습도 그중 하나라고 본다”며 생각을 전했다.
함께 믹스드존에 나온 미드필더 사만 고도스는 “우리는 아직 패하지 않았다. 이는 우리 팀의 저력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경기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고, 오늘처럼 경기한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란 월드컵 역사상 첫 조별예선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두 선수는 최고의 수훈 선수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베이란반드의 유니폼을 입고 나온 고도스는 “옷이 없어서 그의 것을 빌려 입고 나왔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몇 년간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이란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라며 동료를 극찬했다. 특히 후반 14분 나온 선방에 대해서는 “우리 팀의 결속력과 서로를 위해, 그리고 조국과 국민을 위해 싸우는 투지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베이란반드는 경기 초반 상대 선수와 경합 도중 머리를 다쳐 쓰러지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났다. 자한박쉬는 “지난 월드컵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는 좋지 않았었다. 그러나 강인한 선수이기에 다시 일어날 거라 믿었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잉글우드(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