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줄스호’ 앞에 설 필리핀은 분명 베스트 전력이 아니다. 그러나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4일과 6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비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민국은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2027 FIBA 카타르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2차전에서 승리, 간신히 반등했다. 물론 경기력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사우디의 경기력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승리였다.
다가올 필리핀과의 두 차례 평가전은 아시안게임 대비 몸 풀기에 가깝다. 그러나 결전의 날을 앞둔 상황에서 시원한 승리를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심지어 필리핀이 베스트 전력으로 나오지 못하는 만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매치업이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빛난 필리핀은 이번 대한민국 원정 2연전에서 11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브랜든 베이츠와 아드리안 노컴, 로버트 볼릭, 세드릭 베어필드, 돈 트롤라노, 브랜든 가누엘라스 로서, 자비에르 루세로, RJ 아바리엔토스, 저스틴 발타자르, 저스틴 아라나, 제릭 아한미시가 나선다. 모두 아시안게임 대표팀이다.
남은 한 자리는 귀화선수 저스틴 브라운리의 것이다. 다만 다양한 하체 부상을 안고 있어 최근 농구월드컵 예선에도 참가하지 못한 그다. 아시안게임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대한민국 원정에선 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필리핀은 지난 농구월드컵 예선과 완전히 다른 로스터로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대한민국, 일본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아닌 PBA 선수들 중심의 전력을 앞세워 2연패에 도전한다. 미국 진출을 계획 중이며 아시아 여러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카이 소토 역시 없다(필리핀은 브라운리의 아시안게임 불참 대비, 소토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전체적인 팀 컬러가 달라졌다. 농구월드컵 예선에서의 필리핀이 소토, 에두 등의 높이를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앞선의 힘이 강하다. KBL 팬들이라면 익숙한 ‘신인왕 출신’ 아바리엔토스는 물론 SJ 벨란겔 대신 KBL 1호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가 될 뻔했던 볼릭, 여기에 베어필드, 노컴, 아한미시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팀 콘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선 다른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다. 이번 대표팀은 신장이 조금 작은 만큼 더 빠른 템포로 밀어붙이는 농구를 하게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필리핀 팬들은 이번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상당히 즐거울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스피드와 빠른 움직임을 활용, 코트를 빠르게 오가는 농구를 펼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높이는 전보다 약해졌다. 과거 서울 삼성과의 계약 문제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발타자르를 중심으로 아라나, 루세로 등이 버티고 있다. 대한민국의 약점으로 꼽히는 높이가 이번에는 강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입장에선 베스트 전력이 아닌 필리핀이라고 해도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오히려 과거처럼 빠른 공수전환과 많이 던지는 ‘진짜’ 필리핀 농구를 상대할 수 있게 됐다. 그렇기에 마줄스 체제에서 매번 약점이 된 공수 전환 및 트랜지션 디펜스의 마지막 시험대다. 만약 필리핀의 빠른 공격을 제어할 수 있다면 큰 약점을 보완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은 지금보다 더 크게 떨어진다.
농구계에 따르면 마줄스 감독이 지난 일본 원정 2연전을 그저 가벼운 ‘친선 경기’로만 생각했다는 반응이 존재한다. 심지어 수개월 동안 준비한 전술은 꺼내지 않고 전혀 맞춰보지 않은 전술을 꺼냈다는 평가도 있었다. 레바논, 사우디의 전력 분석을 막겠다는 것이 그 이유. 그러나 이번 필리핀 홈 2연전은 그때와 다르다. 아시안게임 직전 평가전인 만큼 최고의 과정과 최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
더 이상 감출 것도 없다. 이미 실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 마줄스호다. 지금은 필리핀을 상대로 연달아 승리, 기분 좋게 일본으로 가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