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마! 함 해보입시더!”의 외침은 공허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가 끝났다. 내일이 없는 야구를 펼친다는 각오와는 달리, 내일을 염두에 두는 경기 운영이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NC다이노스에 0-9로 완패하며 가을야구의 막을 내렸다. 힘든 흐름 속에서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롯데의 마지막은 무기력했다.
이날 선발로 나온 영건 박세웅은 4회까지 NC타선을 무실점을 잘 막았다. 최근 한 달 동안 두 차례 등판했던 박세웅은 경험이 적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듯 힘 있게 공을 뿌렸다. 하지만 5회초 급격하게 흔들렸다. 사실 위험의 전조는 4회부터 있었다. 3회까지도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던 박세웅이지만, 4회초 2사 후 손시헌과 김태군에 연속안타를 맞고 2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빠른 공의 구속도 다소 줄었으며, 제구도 잘 되지 않았다. 김준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투구수는 71개였다.
결국 5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에 볼 3개를 연거푸 던지다가, 스트라이크 하나를 잡은 뒤 바로 볼넷을 내보내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나성범에게 안타, 재비어 스크럭스에게도 중전안타를 허용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러자 롯데 벤치는 투수를 조정훈으로 바꿨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조정훈 교체는 실패였다. 조정훈은 몸이 덜 풀린 듯 아웃 2개를 잡으며 1피안타 볼넷 3개를 허용했다. 결국 3번째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한 뒤 강판됐다. 물론 뒤이어 올라온 이명우도 아웃 1개를 잡는 동안 2피안타를 허용했다. 박세웅이 3실점, 조정훈이 4실점, 5회초에만 7실점하며 승부는 급격하게 기울고 말았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이 투수교체 시점이다. 조원우 감독은 5차전을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였다. 4회에 흔들리기 시작한 박세웅을 5회부터 바꿨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불안한 조짐이 있었는데, 조정훈이 몸을 푸는 시점도 다소 늦었고, 두 번째 투수를 조정훈을 선택했다는 점도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조정훈이 1차전과 2차전에서 위기를 완벽하게 틀어막았지만, 안정감면에서는 박진형이 훨씬 나은 카드였다. 이미 7실점 한 뒤인 6회초 마운드에 오른 박진형은 2이닝 무실점으로 NC타선을 막았다. 경기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박세웅 다음에 손승락이라도 올리는 정도의 파격성이 있어야 총력전 아니냐”고 꼬집었다.
타선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NC선발 에릭 해커에 1차전에서도 고전한 롯데 타선이지만, 초반 해커가 흔들릴 때 선취점을 못 뽑은 게 한이 됐다. 0-7이 된 이후에도 추격 찬스가 있었지만, 5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4차전의 영웅 손아섭의 투수 앞 땅볼, 최준석의 헛스윙 삼진으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답답한 장면도 연출했다. 오히려 롯데는 8회초 추가 2실점하며 무기력함만 더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가 올해 사직야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경기 전부터 가을비까지 내려 분위기는 더욱 스산했다. 무엇보다 이날 총력전 같지 않은 총력전을 펼친 롯데의 경기력이 실망스러웠다. "마! 함 해보입시더!"라고 거창하게 시작한 롯데의 가을야구의 끝은 초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