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의 김혜성은 첫 우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김혜성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진행된 월드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자리에서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의 하나같은 마음일 터. 그중에서도 유독 그의 마음이 더 강한 것은 우승 문턱에서만 두 차례 좌절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키움히어로즈 시절인 2019년과 202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각각 두산베어스, SSG랜더스에 막혀 우승이 좌절됐던 그는 “준우승의 아쉬움을 너무나 잘 알기에 여기서는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저스가 우승을 차지할 경우, 그는 2001년 김병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인 선수로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받게된다.
그는 “역대 두 번째로 내 이름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영광”이라며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다저스가 올해 우승을 차지할 경우 이는 또 다른 의미를 갖게된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 양키스가 3연패를 차지한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것.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김혜성은 “한동안 연속 우승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기회가 왔다. 할 수 있을 거 같다. 좋은 팀이기 때문”이라며 연속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 다저스는 선발진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챔피언십시리즈 역사상 가장 좋은 0.63의 평균자책점 기록했다.
“선발이 이렇게 잘해주면 야수 입장에서 너무 좋다”며 말을 이은 김혜성은 “7이닝 8이닝 이렇게 무실점으로 던져주면 야수 입장에서는 3점만 내주면 된다”며 선발 투수가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했다.
휴식 기간 자체 청백전을 치르며 준비를 해왔다고 밝힌 김혜성은 미디어데이를 찾은 취재 인파를 보면서 “이정도 스케일은 처음”이라며 놀라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직 월드시리즈라는 것이 실감나지는 않는다. 경기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거 같다”며 월드시리즈가 실감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 경기하는 그는 “비행기로 5시간이라 그냥 동부 원정 가는 거 같은데 어쨌든 다른 나라이지 않은가. 그래서 새롭기도 하고 재밌을 거 같다”며 낯선 도시에서 치르는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대수비 혹은 대주자 요원으로 뛰고 있는 김혜성은 매 시리즈 로스터 합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번 월드시리즈 로스터 구성과 관련해 “(지난 시리즈와) 비슷한 로스터가 되겠지만,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로스터에 들어간다 못한다 이런 말들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말을 이은 김혜성은 “지금 내가 팀의 주축 선수가 아닌 것은 맞다. 그래도 그런 말들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 ‘팀에서 필요하먼 (로스터에) 넣고, 안 필요하면 안 넣겠지’라는 생각으로 내가 할 것만 하고 있다”며 외부의 말들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주자가 주 역할인 김혜성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팀이 완벽한 경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지금까지 몸담은 팀 중에 이렇게 잘하는 팀은 없었다.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팀이다. 여기만큼 잘하는 팀은 없다”며 현 소속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키움 시절 주로 ‘언더독’의 입장에서 싸웠던 그는 이번에는 정반대 입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어나더 레벨”이라며 이같은 의견에 동의한 그는 로버츠 감독이 ‘사람들이 우리가 야구를 망친다고 하는데 4승 더해서 정말로 망쳐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웃음과 함께 “멋진 말이다. 그런데 야구에서 망치는 게 어디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그는 토론토로 이동할 당시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에 스마트폰으로 왼쪽 눈을 가리고 있었던 이유도 설명했다. “2~3일전 개인 연습을 하다가 파울 타구에 맞았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왼쪽 눈에 살짝 멍이 든 것을 가리기 위해 그렇게 한 것. 그는 “(X-레이를) 찍어보지도 않았다. 아무 이상없다”며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