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네덜란드를 궁지에 몰아넣은 대만의 저력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대만이 약하다? 다시 곱씹어 봐야 할 것 같다. 이스라엘 마운드를 괴롭힌 대만의 타격은 네덜란드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최대 이변을 일으킬 뻔 했다.

네덜란드의 선발투수 저젠스는 고전했다. 1회 1사 1루서 쟝즈시엔의 내야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꼬였다. 1회에만 10개의 공을 더 던져야 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만은 네덜란드를 상당히 괴롭혔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대만 타자들의 끈질김은 2회 더 돋보였다. 풀카운트만 3번이었다. 볼넷 2개와 도루 1개. 저젠스는 다시 한 번 궁지에 몰렸다. 후친롱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서 식은땀을 닦았지만, 투구수가 51개에 이르렀다. 2회에만 34개의 공을 던졌다. 1회와 2회 2사 1,2루의 기회를 놓쳤던 대만, 삼세번은 달랐다. 3회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성공했다. 쟝즈하오와 쟝즈시엔이 연속 안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만든 것. 저젠스의 제구는 더욱 흔들렸다. 그리고 폭투. 3루 주자 쟝즈하오의 여유 있는 홈인. 린즈셩의 희생타로 희비가 바뀌었다.

대만은 4회 쏭쟈하오가 급격히 흔들리며 추월당했다. 그런데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대만은 포기를 몰랐고 물러서지 않았다.



8일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네덜란드전에서 5회 2점 홈런을 날린 뒤 기뻐하는 대만의 쟝즈하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5회 쟝즈하오의 2점 홈런이 터지자 3루 더그아웃 및 관중석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그 열기는 대만 타선의 방망이로 전달됐다. 무사 1,3루서 리이취엔의 내야 땅볼로 재역전을 했다. 네덜란드는 2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를 막은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었다. 대만은 지난 7일 이스라엘전에서 피안타 20개를 맞고서 15실점 패배를 했지만 막판 몰아치기는 꽤 인상적이었다. 승부가 기운 시점이었다. 하지만 폭발력이 있다. 네덜란드전에도 두 자릿수 안타(10개)를 쳤다. 3회와 5회에는 응집력을 발휘했다.

대만의 마운드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병살타만 3개를 유도하며 네덜란드의 공격을 차단했다. 특히, 2번째 투수 장샤오칭(4⅓이닝 1실점)은 빼어난 피칭을 펼쳤다. 8회 무사 1,2루서 스쿠프를 병살타(1루심의 오심 덕을 봤다)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니푸더가 그레고리우스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천홍원이 역전 위기를 막으며 팽팽한 균형을 끝까지 이어갔다.

8일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대만-네덜란드전. 대만의 2번째 투수 장샤오칭은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대만은 잘 싸웠다. 비록 결과는 밀어내기 볼넷의 끝내기 역전패였지만, 이스라엘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근성 있는 야구로 강한 인상을 심었다. 네덜란드가 2라운드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9일 실리와 명예를 놓고 대만과 겨룰 한국도 긴장해야 한다. 더욱 더.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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