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나이의 두 배우가 각기 다른 무대에 섰다. 선택한 작품도, 입은 옷도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무대를 대하는 태도였다. 신세경과 차주영은 이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2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휴민트’ 제작보고회에서 신세경은 절제된 분위기로 포토타임에 섰다. 오프숄더 블랙 드레스는 과한 노출 없이 어깨 라인을 드러냈고, 몸을 조이는 실루엣보다는 차분한 균형에 가까웠다. 시선은 크지 않았고, 표정 역시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상황을 읽는 쪽에 머물렀다. 첩보물이라는 장르처럼, 그의 등장은 조용히 공간을 장악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서울 용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시스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차주영의 무대는 긴장감이 먼저였다. 블랙 톤의 의상에 더해진 슬릿 디테일과 몸선을 강조한 실루엣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어당겼다. 포즈는 정면을 향했고, 표정에는 인질 스릴러 장르 특유의 압박감이 묻어났다. 무대 위 차주영은 숨기기보다 밀어붙이는 쪽에 가까웠다.
두 배우 모두 35세. 그러나 같은 숫자가 같은 선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신세경은 드러내지 않음으로 인물을 설명했고, 차주영은 긴장을 노출해 캐릭터의 결을 예고했다. 하나는 ‘덜어내기’, 다른 하나는 ‘집중시키기’였다.
흥미로운 건 이 차이가 스타일이 아니라 작품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휴민트’가 비밀과 침묵의 이야기라면, ‘시스터’는 극단의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감정의 충돌을 다룬다. 두 배우는 이날 무대에서 이미 각자의 영화가 어떤 톤을 가졌는지를 몸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같은 날, 같은 나이. 그러나 무대는 같지 않았다. 신세경은 절제를 선택했고, 차주영은 긴장을 입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각자가 서 있는 이야기의 방향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