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훈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됐어요.” 이정재는 그렇게 말했다. ‘오징어 게임’의 여운이 짙게 남은 듯, 그의 말에는 깊이가 묻어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27일 마지막 시즌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첫 공개 이후 4년, 전 세계가 열광한 이 시리즈는 누적 시청 시간 35억8천530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시즌1은 22억 시간, 시즌2도 13억 시간을 넘기며 비영어권은 물론 전체 시리즈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인 수치를 남겼다.
시리즈의 세계관을 관통한 두 주연 배우 이정재와 이병헌도 각자의 소회를 전했다. 이정재는 “‘기훈’이라는 캐릭터는 저와 비슷한 면이 많다”며 “긍정적인 태도나 목표를 향한 의지가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며, “이 드라마를 통해 삶의 시야가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병헌 역시 “몇 편의 할리우드 영화보다 더 큰 환대를 받은 작품”이라며, “시원섭섭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드라마 이상의 파급력을 지녔다. 에미상 6관왕 수상, 미국 고셈·골든글로브 등 시상식 석권, 한국 문화의 세계화 등 기록의 연속이었다. 달고나부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까지 K-놀이가 글로벌 밈으로 번졌고, 파리·뉴욕·런던에선 드라마 속 게임을 재현한 이벤트도 이어졌다.
콘텐츠의 경계를 허물며, K-드라마의 위상을 한층 높인 ‘오징어 게임’. 이정재와 이병헌의 목소리처럼, 작품 너머의 울림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는 말은, 이 시리즈를 사랑한 모두의 진심이기도 하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