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의 도발에 캐나다팬들이 뿔났다. 돌아온 것은 상대 국가에 대한 모진 야유였다.
‘캐내디언 프레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몬트리올의 벨 센터에서 열린 ‘포 네이션스 페이스 오프’ 미국과 핀란드의 경기 식전행사에서 일어난 일을 소개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개막전 캐나다 미국 스웨덴 핀란드 4개 나라 출신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뤄 대결하는 이 이벤트에서 캐나다 관중들은 경기전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순간 야유를 퍼부었다.
특히 하키 경기에서 미국과 캐나다 양 국의 관계는 그리 원만한 편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야유가 나온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장내 아나운서가 특별히 “국가에 대한 존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음에도 팬들은 이를 듣지 않았다.
이같은 대응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도 연관이 있다. 트럼프는 최근 지속적으로 캐나다를 도발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며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비록 30일의 유예 기간을 두고 협상을 갖기로 했지만, 캐나다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부족했다.
여기에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언급하며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표현하며 캐나다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캐내디언 프레스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당시와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고 평했다.
미국 선수들은 어떤 반응이었을까?
미국 대표팀 포워드 매튜 트카척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게 전부”라며 야유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디펜스맨 브록 페이버는 “모두가 각자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저 이기는 것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야유를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엘리트 프로스펙츠’의 컨텐츠 디렉터 캠 로빈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선수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소개했다.
이 선수는 국가에 대한 야유가 “마음에 들지 않고, 위축되게 만든다”고 말하면서도 “나라도 다른 나라가 우리 나라를 집어삼키려고 위협하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미국같은 큰 나라가 위협하면 더욱 그렇다”며 캐나다 관중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설리번 미국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하키를 하며 경쟁하고 우리 나라를 옳은 방식으로 대표하고 싶다. 이 선수들은 하키 선수들이고 이곳에 하키를 하기 위해 왔다. 동시에 자랑스런 미국인들이자 대표팀으로 뛸 수 있다는 특권을 가진 이들이다. 미국을 대표해 대회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대회를 주최한 빌 달리 NHL 커미셔너는 이같은 일들을 “안타까운 일”이라 표현하면서도 “때때로 이런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 사람들은 강한 감정을 갖고 있고,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지난 한주간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이같은 감정이 줄어들고 상황이 원래대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닉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