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상대 페이스에 계속 말리고 있다. 경기 내용적인 부분에 있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3연승으로 8강에 안착했음에도 정선민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대만과의 최종전에서 87-59로 이겼다. 앞서 태국(90-56)과 북한(81-62)을 연달아 격파했던 한국은 이로써 기분좋게 8강에 나서게 됐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정선민 감독은 “예선전 마지막 경기이거나 대만전이라고 해서 상대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생각으로 선수들에게 준비를 시켰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신장이 좋고 인사이드 제공권을 책임져 주고 있는 박지수가 불참하는 상황이어서 나머지 11명의 선수로 경기를 준비했다”며 “오늘 코트에 뛰는 선수들마다 열심히 뛰어줬다. 잘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총평했다.
다만 정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경기 초반 대만의 공세에 밀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기 때문. 한국은 앞서 북한전에서도 2쿼터 중반까지 북한의 공격을 막는데 애를 먹으며 고전한 바 있다.
정선민 감독은 “예선전 3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1, 2쿼터에 너무 상대의 페이스에 말렸다. 원하는 대로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가지 못했다. 공수의 전체적인 부분들이 좋지 않았다”며 “결과론적으로는 이겼으나, 경기 내용적인 부준에 있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경기 후 정 감독의 라커룸 미팅 시간을 길어졌다. 정선민 감독은 “제가 대표팀을 맡고서부터 선수들에게 항상 주입하는 부분이 경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상대 페이스에 말려서 우리가 원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농구를 못한다는 것이었다. 계속 상대에 끌려가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꾸준히 이야기를 하는데, 잘 바뀌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 있어 (이날도) 선수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날 18득점으로 한국 최다 득점을 올린 김단비도 “초반에 안일한 경기를 해서 어렵게 갔다. 그런 부분에서 모든 선수들이 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며 “8강이나 4강에서는 더 강한 팀이랑 만나게 될 텐데, 오늘 같은 경기를 교훈 삼아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결의를 불태웠다.
소득도 있었다. 그동안 경기에 잘 나서지 않던 선수들이 출전해 좋은 활약을 선보인 것. 특히 북한전 2쿼터 중반 맹활약하며 흐름을 바꿔놓은 이해란은 이번 경기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높였다.
정 감독은 ”어제(9월 30일)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코트에서 뛸 시간을 주겠다고 했고, 선수들도 준비했다. 경기 지배는 베스트5인 김단비라든지 박지현 등 선수들이 흐름을 잡아줬으면 했는데, 잘 안됐다. 그래서 벤치의 부담이 있지만, 안혜지, 진안, 양인영 등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본인들의 역할을 찾아가길 바랐다. 단 1분이라도 코트에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만족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정선민 감독은 이해란에 대해 ”아시아컵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식스맨 역할을 꾸준히 잘해줬다. 본인이 맡은 역할에 대해 노력을 하고 부응하기 위해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잘해주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 굉장히 만족한다. 본인 의지가 좋다. 잠깐 뛰더라도 본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안다. 그런 분위기가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북한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이날 결장한 에이스 박지수는 다행히 경미한 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감독은 ”박지수는 내일부터 투입이 가능하다 오늘은 아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투입시키지 않았다“며 ”내일은 뛸 것“이라고 전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지수 역시 몸 상태에 대한 질문에 ”괜찮다. 내일부터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