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졌던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교체설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 주장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A매치 브라질, 파라과이와 홈 2연전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오현규(헹크),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등 주축 해외파가 9월 A매치에 이어 다시 이름을 올렸다. 부상을 당했던 이재성과 황인범이 돌아왔고, 황희찬이 6월 A매치 이후 4개월 만에 재승선했다.
명단에 큰 변화는 없다. 기존 한 번 이상 소집했던 선수단 위주로 구성됐다. 젊은 피 엄지성(스완지 시티),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가 합류했고,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이한범(미트윌란) 또한 2연속 명단에 포함됐다.
9월 A매치의 가장 큰 수확이었던 ‘신형 엔진’ 옌스 카스트로프도 재합류한다. 데뷔전부터 왕성한 활동량과 거침없는 볼 경합 능력으로 두각을 보인 카스트로프는 태극마크를 달고 홈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표팀에 가장 큰 화두였던 ‘주장 교체’.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주장 교체에 대해)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다. 팀과 개인 모두를 위해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다. 당장 결정하지는 않았다. 팀을 위해서 고민하겠다”라며 주장 교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이번 소집에서는 ‘대표팀 주장 교체’에 대한 질문에 “손흥민이 주장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라며 “주장직은 감독이 팀을 보면서 결정하는 자리다. 한 사람이 팀의 모든 역할을 책임질 수는 없다. 주변 사람들이 얼마큼 도와주느냐도 중요하다. 현재 우리 대표팀에는 모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로 봤을 때 손흥민은 팀 안에서 (주장직을) 잘해주고 있다”라며 주장 교체설 논란을 끝냈다.
홍명보호는 내달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 정통 강호’ 브라질과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 뒤 14일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와 맞붙는다. 홍명보 감독은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 체제다”라고 선언한 만큼 최정예를 앞세워 홈 2연전을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10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 일문일답.
- 부상을 입었던 이재성과 황인범의 몸 상태는 어떤가.
이재성은 마인츠 감독과 소통했다. 출전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선수가 또 부상을 당하면 곤란하다. 이번 일정에서 출전 시간을 관리할 예정이다.
황인범은 소속팀에서 지난 두 경기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경기에는 아직 나서지 않았다. 소집까지 아직 두 경기 정도 남았는데, 페예노르트와 출전 시간을 두고 조율할 예정이다. 대표팀에 중요한 선수다. 6월 이후 소집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후 대표팀에 변화도 있었다. 선수와도 충분한 교감을 나눌 필요가 있다.
- 조규성이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다. 소집 고려 대상은 아니었는지.
조규성이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도 늘려가고 있고, 득점도 하고 있다. 대표팀에는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현재 선수의 몸 상태를 고려했을 때 10시간 이상의 비행 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할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금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표팀에는 여전히 중요한 자원이다.
- 이번 명단에 수비수가 11명이다. 박진섭과 정상빈이 수비수로 포함됐는데, 플랜A를 3백으로 바라봐도 되겠는가.
지금 대표팀 전술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전술이라는 것이 감독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선수 구성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최종 예선까지 4백 형태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강팀을 상대로 우리의 3백이 얼마큼 효과적인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전술과 관련해서는 이야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박진섭과 정상빈은 멀티플레이어다. 박진섭은 3선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오갈 수 있고, 정상빈은 윙어와 윙백으로도 뛸 수 있다. 중요한 자원이다.
- 3백을 고려한 만큼 중앙 수비수 조합에 고민이 컸을 것 같다. 조유민, 김지수를 발탁했는데, 배경은 무엇인가.
조유민은 직접 소속팀을 찾아가 경기를 지켜봤다. 올해 무릎 수술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지수는 지난 A매치에도 차출하려고 했지만, 올림픽 대표팀(U-22)의 요청으로 A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었다. 최근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고, 이번 소집에서는 우리가 기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부르게 됐다.
- 황희찬이 복귀했다. 발탁 배경은 무엇인가.
꾸준히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지난 소집 당시에는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부족했는데, 최근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 박용우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했다. 수비적인 역할을 해줄 미드필더 자원이 부족할 텐데. 어떻게 보강할 예정인가.
박용우와 같은 역할을 해줄 선수를 찾기는 힘들다. 이를 만들어가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대체자를 찾아야 했다. 해당 포지션의 공백에 대해 고려한 부분이 있다. 다른 선수가 대체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술적으로 이를 보완하는 부분도 있다. 해당 포지션의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 옌스 카스트로프가 재발탁됐다. 다만, 최근 소속팀에서는 윙어로 출전하고 있는데, 대표팀 내 역할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인가.
카스트로프는 최근 소속팀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으면서 골도 넣었다. 대표팀에도 선수의 멀티 능력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어떤 역할을 맡겨도 해낼 선수다. 현재로서는 미드필더로 생각하고 있다. 그 외에도 자신에게 맞는 역할 또한 지켜보고 있다.
- 강호 브라질을 만난다. 최근 두 번의 맞대결 모두 대패했다. 이번 홈 2연전 현실적인 목표는 있는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브라질은 세계적인 팀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약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항상 강팀이 이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 팀은 지난 원정 2연전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새 전술 또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브라질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축구회관(신문로)=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