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한 울타리여야 할 ‘가족’이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가 되어버렸다.
뉴진스에서 퇴출당한 다니엘이 눈물 속에 뱉은 “가족을 보는 마음이 달라졌다”는 고백은, 400억 원대 소송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혈연의 믿음조차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서글픈 신호탄이다.
12일 다니엘은 새로 개설한 개인 SNS를 통해 첫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룹 퇴출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팬들의 응원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이날 방송의 핵심은 눈물이 아닌, 뼈 있는 ‘한마디’에 있었다.
다니엘은 “지난 시간 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가족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통상적으로 아이돌이 힘든 시기를 겪은 후 가족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뉘앙스다.
이는 최근 어도어가 제기한 소송 내용과 맞물려 섬뜩한 뒷맛을 남긴다. 어도어는 다니엘의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민희진 전 대표와 함께 ‘다니엘의 가족 1인’을 소송 당사자로 명시했다. 부모나 가족 전체가 아닌 특정 ‘1인’을 지목했다는 점은, 이번 분쟁 과정에서 해당 가족 구성원이 다니엘의 의사를 넘어선 개입을 했거나, 혹은 다니엘조차 인지하지 못한 갈등의 불씨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니엘의 발언은 “가족이라서 믿고 맡겼던” 일들이 4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청구서로 돌아온 현실에 대한 자각으로 읽힌다. 민희진 전 대표와 하이브의 기나긴 싸움, 그리고 그 사이에 낀 가족의 개입. 이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다니엘은 ‘아티스트’가 아닌 어른들의 욕망을 실현할 ‘대리전의 말’로 소비되었을지 모른다.
현재 어도어는 위약벌 및 손해배상으로 400억 원대를 청구한 상태다. 다니엘은 이제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 “따뜻함은 오래 남는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지만, 그가 마주한 현실은 가족조차 의심하고 재정의해야 하는 차가운 법정이다.
화려했던 무대 위 요정은 내려왔고, 남겨진 건 빚과 소송, 그리고 믿었던 가치들의 붕괴다. 20살 다니엘이 겪고 있는 이 성장통은 K팝 시스템이 낳은 가장 잔혹한 비극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