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 아래서 “평화(Peace)”를 외치던 힙합 천재의 손에는 이제 마이크 대신 투박한 전동 드릴이 들려있다.
‘고등래퍼’ 준우승 출신 래퍼 최하민(오션검)이 아동 성추행이라는 씻을 수 없는 과오 뒤에 숨어, 가구 공장 노동자로 ‘생존’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원마이크’를 통해 공개된 최하민의 모습은 대중이 기억하는 ‘아티스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주에 위치한 가구 공장에서 10개월째 조립 파트 직원으로 근무 중인 그는 땀방울을 흘리며 지난날의 영광과 오욕을 동시에 씻어내고 있었다.
최하민은 2017년 ‘고등래퍼’에서 독보적인 예술성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그를 무너뜨린 건 대중의 시선과 창작의 고통, 그리고 마음의 병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내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때부터 아프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 하던 시기, 경찰과 소방관에 의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일화는 그가 겪은 조울증의 골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짐작게 한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이 여전히 싸늘한 이유는 그가 저지른 범죄의 무게 때문이다. 최하민은 2022년 9세 남아의 신체를 접촉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조울증이 가장 심했던 때였다”라고 해명하면서도 “변명일 뿐이다. 피해자에게 죄송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구 공장에서의 노동은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오기 위한 그만의 처절한 몸부림이자 속죄의 방식인 셈이다.
천재 래퍼에서 성범죄자, 그리고 가구 공장 직원으로. 롤러코스터 같은 그의 인생사는 ‘재능’만으로는 지킬 수 없는 삶의 무게와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잔혹한 사례로 남게 됐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