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ERA 9.90, 이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류현진 미리보기]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시즌은 길다. 언제나 좋을 수는 없다. 지금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은 안좋은 상태다. 두 경기 연속 그답지 못한 모습이 이어졌다. 그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이번 상대는 67승 66패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2위를 달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LA다저스(류현진) vs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메릴 켈리), 체이스필드, 피닉스

8월 30일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간 8월 29일 오후 6시 40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FOX스포츠 애리조나(애리조나)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통한의 만루포 류현진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는 가장 먼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로 돌아갈 것이다. 당시 류현진은 4 1/3이닝 9피안타 3피홈런 1볼넷 7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두 번째이자 메이저리그 역대 세 번째 7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네 번째 패전을 안았다. 평균자책점도 2.00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번 시즌 홈에서 당한 첫 번째 패배였다.

4회까지는 괜찮았다. 피홈런 두 개를 허용했지만, 모두 솔로 홈런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막았다. 구위도 좋았다. 볼넷없이 탈삼진 7개를 잡았다. 그러나 5회 갑자기 무너졌다. 그래도 만루를 채우는 과정까지는 강하게 맞은 타구는 없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좌타자 디디 그레고리우스와의 승부에서 초구에 한가운데로 몰리는 패스트볼을 던졌고, 그레고리우스는 그대로 배트를 돌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허용한 만루홈런이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의사구로 거르는) 선택은 괜찮았다. 초구에 실투가 들어갔고, 상대가 이를 놓치지 않고 쳤다. 조금 더 어렵게 갔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성급하게 들어간 것이 문제가 됐다"며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상대가 류현진을 상대로 좋은 스윙을 했다. 류현진은 오늘 커맨드가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했다.



체력 저하? 결국 제구가 문제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두 경기 연속 이어졌다는데 있다. 지난 18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원정경기에서는 5 2/3이닝 6피안타 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2-2로 맞선 6회 허무하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두 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 9.90(10이닝 11자책) 5피홈런 2볼넷 12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삼진 비율은 괜찮았는데 많이 맞았다. 피안타율이 0.333에 달한다. 15개의 피안타 중에 11개가 장타였다(2루타 6개, 홈런 5개).

그의 이런 모습을 두고 여러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힘을 얻는 주장은 체력 저하.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152 2/3이닝을 소화하면서 체력이 저하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상대 타선과 세 번째 대결에 무너졌다. 로버츠 감독은 이에 대해 "지난 두 경기 제구에 약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코칭스태프나 선수와 얘기를 나눴을 때는 상태가 좋다고 말한다. 나도 피로 증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 류현진은 많이 맞았지만 볼넷과 삼진 비율은 괜찮았다. 특별한 구속 저하 징조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제구다. 지금까지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성공을 반복해 왔던 류현진이다. 앞선 두 경기보다는 조금 더 날카로운 제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좋은 기억 류현진은 이번 시즌 애리조나를 상대로 3경기에 나섰다. 콜로라도 로키스와 함께 가장 많이 상대했다. 이번이 네 번째 상대다. 앞선 세 번의 대결은 압도적이었다. 평균자책점 0.45(20이닝 1자책)을 기록하며 세 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볼넷은 단 한 개 허용했고 탈삼진 14개를 잡았다. 개막전에서 애덤 존스에게 허용한 피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류현진은 올해 애리조나를 상대로 강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최근 두 차례 대결은 양상이 비슷했다. 6월 5일 원정경기(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와 8월 12일 홈경기(7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였는데 체인지업을 활용, 공격적으로 덤빈 상대 우타자들로 하여금 땅볼 타구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6월 5일 경기에서 19개, 8월 12일 경기에서 13개의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모두 이번 시즌 땅볼 타구 유도 횟수 상위 3위 안에 드는 경기다. 류현진은 8월 12일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상대 타선이 공격적으로 나선 것도 있었고, 땅볼을 유도한 것도 있었다. 지난 경기에서도 체인지업에 땅볼이 많이 나왔고, 패턴을 비슷하게 가져갔는데 이번에도 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두 번의 대결에서 류현진에게 똑같이 당한 애리조나는 이번에는 수정된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도 그때의 기억에 얽매여서 준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구 난조를 경험하고 있는 최근 모습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양 쪽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그리고 그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보자.



이들을 경계하라 애리조나는 다저스와 달리 전날 휴식을 취하고 경기에 임한다. 앞서 밀워키, 샌프란시스코로 이어지는 원정 5연전을 다녀왔다. 첫 두 경기를 내리 지고 이후 3연승하며 3승 2패로 원정을 마무리했다. 원정 기간 애리조나 타선은 팀 타율 0.199 팀OPS 0.568로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긴 3경기에서는 14점을 내며 이기기에 충분한 점수를 생산했다.

이 기간 타격감이 제일 좋았던 선수는 크리스티안 워커. 5경기에서 18타수 9안타 1호런 3타점 3볼넷 2삼진으로 맹활약했다. 장타력이 있는 선수로 좌완 상대로 타율 0.244 홈런 5개 10타점을 기록중인 선수다. 류현진에게 홈런을 뺏은 기억이 있는 존스도 4경기 8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윌머 플로레스는 지난 27일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서 3안타를 기록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살짝 몸이 무거웠다. 특히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는 5경기에서 22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 5삼진으로 부진했다.

류현진을 가장 많이 괴롭힌 애리조나 타자인 케텔 마르테는 직전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사진=ⓒAFPBBNews = News1
부상자도 있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외야수 데이빗 페랄타는 수술로 시즌 아웃될 예정이다. 류현진을 상대로 3루타를 때린 경험이 있는 케텔 마르테는 지난 28일 경기 도중 햄스트링에 경련이 와 교체됐다.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최근 5경기에서는 19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2볼넷 1삼진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 류현진 vs 애리조나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닉 아메드 14타수 1피안타

알렉스 아빌라 1타수 1피안타 1타점 3볼넷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13타수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윌머 플로레스 18타수 4피안타 2타점 6탈삼진

애덤 존스 10타수 2피안타 1피홈런 1타점 1볼넷 2탈삼진

카슨 켈리 4타수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제이크 램 1타수 무피안타 1타점 1볼넷

팀 로카스트로 3타수 무피안타

케텔 마르테 17타수 5피안타 1타점 1볼넷 2탈삼진

일데마로 바르가스 3타수 무피안타

크리스티안 워커 8타수 2피안타

메릴 켈리는 최근 선발 자리가 위태롭다. 사진=ⓒAFPBBNews = News1
메이드 인 KBO 상대 선발 메릴 켈리(30)는 한국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다. 2015년부터 4년간 한국프로야구 SK와이번스에서 뛰었다. 그때 활약을 발판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550만 달러에 팀 옵션 2년을 추가해 계약했다. SK에서 그와 함께했던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는 켈리에 대해 "KBO를 성장의 무대로 사용했다"고 평했다. 일단 첫 시즌은 성공적이다. 26경기에서 146 1/3이닝을 소화하며 5선발로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왔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번 시즌 포심 패스트볼(35.71%) 커브(21.35%) 커터(18.01%) 체인지업(13.82%) 싱커(11.02%)를 구사하고 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2마일 수준으로 빠른 공은 아니지만, 볼배합과 제구를 통해 상대 타자와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이런 면에서는 류현진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30(64 1/3이닝 45자책),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20(29 1/3이닝 30자책)으로 부진하다. 지난 2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에서 4 1/3이닝 8피안타 2피홈런 4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진 이후 선발 입지가 위태롭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일단 다시 한 번 선발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서는 4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19삼진을 기록중이다. 크게 위력적인 '9번 타자'는 아니다. 일단은 잘 던지는 것부터 신경써야한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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