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이 현역 마지막 라스트 댄스의 피날레를 완벽하게 시작했다.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의 최다 16점으로 챔피언결정전 서전을 완승으로 장식, 피날레 1막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흥국생명은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 1차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홈경기서 3-0(25-21 25-22 25-19)으로 승리했다.
역대 여자배구 챔피언 결정전 18차례 중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정상에 오른 건 10차례(55.5%)로 겨우 절반이 넘는 확률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날 경기 내용만큼은 정규시즌 1위 흥국생명이 압도했다.
이날 김연경은 5,821명의 만원 홈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팀 최다인 16점에 공격 성공률 60.87%의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김연경과 쌍포를 이룬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드록명 트트쿠)가 14득점을 올렸고 정윤주도 13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정관장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각각 13점, 17점을 올리며 맞섰지만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한채로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2018-19시즌 이후 무려 6시즌 만의 통합우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연경의 라스트댄스이자 숙원이었던 우승도 이제 눈앞으로 다가온 모양새다. 반면 2011-12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정관장은 여러모로 어려움 속에 1패를 안고 2일 2차전을 나서야 할 전망이다.
압도적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올랐던 흥국생명의 저력이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드러났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개막 14연승을 내달렸고,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두고 1위를 확정했다. 이는 역대 여자부 V리그에서 가장 많은 잔여 리그를 남겨두고 1위를 확정한 신기록이었다.
일찌감치 1위로 가장 높은 곳에서 플레이오프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흥국생명이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앞섰다. 반면 정관장은 현대건설을 PO에서 꺾고 온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부각됐다. 플레이오프 도중 나온 부상자 발생의 여파도 역력했다.
1세트는 중반까지는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흥국생명이 15-16으로 뒤진 상황 아닐레스 피치의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정윤주의 연속 2득점과 박수연의 서브 득점으로 단숨에 격차를 벌렸다. 이후 정관장이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 득점으로 반격하자 투트쿠의 후위 공격으로 맞섰다.
김연경도 1세트 막바지 21점, 22점을 따내는 퀵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정관장의 1세트 막판 기세를 눌렀다. 결국 흥국생명은 23-20에서 나온 이고은의 서브 에이스로 마무리 흐름을 잡았고, 메가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1세트를 잡아냈다.
2세트에선 김연경의 분전이 빛났다. 흥국생명은 정관장에게 2세트 초중반까지 밀리며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피치의 이동공격과 표승주의 퀵오픈 득점으로 15-17로 따라붙었다. 이어 김연경이 결정적인 오픈 득점을 시작으로 추격의 득점을 연이어 올렸다. 흐름을 가져온 흥국생명은 최은지의 서브 에이스와 이고은의 블로킹으로 결국 19-18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이후 정윤주의 백어택이 정호영의 블로킹에 막히면서 21-20, 1점 차로 추격을 당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김연경이 나섰다. 부리치의 범실로 1점을 더 추가한 이후 김연경이 오픈공격을 꽂아넣으면서 22-20으로 리드를 벌렸다. 흥국생명은 이후 투트쿠가 25점째를 따내면서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갔다.
3세트는 흥국생명의 완벽한 흐름 속에 마무리 됐다.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던 흥국생명은 경기 중반 나온 김연경의 퀵오픈 득점과 상대 범실 등으로 묶어 앞서갔다. 이어 김연경은 16-13에서 후위로 이동해 서브 에이스까지 성공시키며 흥국생명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이후 차근차근 점수 차를 벌린 흥국생명은 무난하게 3세트를 가져오면서 1차전 승리를 챙겼다.
김연경에게도 이날 승리의 의미는 값지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국내에선 줄곧 흥국생명에서 뛴 김연경은 정규 리그 5차례 우승과 챔프전 3회 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인 2020-21시즌, 2022-23시즌. 2023-24시즌에는 챔프전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품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우승으로 라스트 댄스를 마무리하겠다는 열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첫 발은 완벽하게 마쳤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