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GOAT’ 마이클 조던은 역대급 문제아 데니스 로드맨을 어떻게 품었을까.
조던의 커리어에서 로드맨은 분명 편하지 않은 존재였다. 첫 우승 전까지 그를 괴롭혔던 ‘배드 보이즈’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조던 룰’ 중심에 있었던 남자였다. 이외에도 코트 밖 문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심지어 그렉 포포비치, 데이비드 로빈슨마저 로드맨만큼은 품지 못했다. 결국 로드맨은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떠나 시카고 불스를 향했고 그가 그토록 괴롭혔던 조던과 함께하게 된다.
조던, 그리고 스카티 피펜과 로드맨의 만남은 기대만큼 우려도 컸다. 세 선수는 과거 시카고와 디트로이트로 나뉘어 뜨겁게, 아니 잔인할 정도의 승부를 펼쳤던 관계다. 특히 피펜은 로드맨에게 강한 파울을 당해 턱이 찢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조던은 리더다웠다. 그는 로드맨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았고 조용히 지켜봤다. 코트 밖에서의 기행은 상관하지 않았다. 그저 코트 안에서 시카고에 무엇을 가져다 주는지에 집중했다.
조던은 1995년 당시 ‘LA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로드맨의 태도나 우리가 가진 시스템을 받아들일 만큼 승리에 대한 열망이 충분한지 사실 잘 몰랐다. 아직 배울 게 많았지만 열정과 근면성은 대단했다. 분명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조던도 로드맨이 흥분했을 경우 통제하기 어렵고 또 심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코트 안에서의 일만 집중했다.
조던은 로드맨과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프로페셔널한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프로 선수로서 서로 존중했고 그 이상의 관계를 갖지 않았다.
조던은 “로드맨과 대화하기는 했으나 앉아서 모든 걸 풀어내는 방식은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프로이기에 서로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관곌로서 서로를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나 로드맨 모두 그런 접근을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관계가 아닌 프로페셔널한 관계로 뭉친 조던과 로드맨. 특히 조던은 로드맨에 대한 편견보다 코트 안에서의 그에게 집중했고 이 부분은 역사적인 1995-96시즌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조던, 피펜, 로드맨을 중심으로 한 시카고는 무려 72승,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73승으로 경신하기 전까지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NBA 정상에 섰다.
조던은 4번째 MVP에 선정됐고 로드맨은 7번째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조던과 로드맨은 피펜과 함께 2번의 우승을 추가하며 또 한 번 스리 피트를 해냈다.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대화까지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조던은 “솔직히 말하면 로드맨과의 대화는 대부분 농구와 관련된 것이다. 우리가 공유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로드맨이 내게 마음을 열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리고 난 그게 좋았다”고 밝혔다.
한때 최악의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두 팀의 주축 선수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NBA 정상에 무려 3번 연속 섰다는 건 대단한 스토리다. 조던과 로드맨은 그걸 해냈고 지금껏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던과 로드맨이 NBA 역사에 남을 절친은 아니었으나 ‘역사에 남을 파트너십’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프로페셔널했고 그렇게 역사를 썼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