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면 100억 원이다. 특급이 아니라 A급 정도의 평가만 받아도 100억 원이 넘는 몸 값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실체는 아직 없다. 하지만 그럴 능력이 되니 소문도 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직 뚜껑도 채 열지 않은 한국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FA 시장 이야기다.
KBO리그는 지난 2년간 대부분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렀다. 그만큼 구단의 적자폭도 커졌다. 하지만 FA 시장에선 툭 하면 100억 설이 떠돌고 있다. 웃픈 자화상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몸 값 100억 원은 이제 남의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각 구단별로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 되며 적지 않은 선수들의 몸 값이 10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으로 나오고 있다.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거포 외야수에게는 벌써 역대 최고액인 150억 원(이대호)을 넘기는 몸값이 책정 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하는 양현종에게도 100억 원 이상의 금액이 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A급 자원들에게는 100억 원에 상응하는 대우가 나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수요가 있어 몸 값이 올라간다는데 반대할 명분은 없다.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정해지게 돼 있다.
문제는 지난 2년간 모든 구단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재정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다.
구단 별로 최소한 코로나 이전보다 50% 이상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인 소득 감소까지 감안하면 70%까지도 수익 저하 현상이 빚어졌다는 분석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때문에 각 구단은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이며 구단을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FA 시장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몸값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구단 운영이 크게 어려워졌다는 우는 소리가 투정에 불과한 것 아니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아무리 모기업의 지원으로 유지되는 구단들이라고 해도 현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FA 예상 금액은 너무도 터무니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A구단 관계자는 "구단별로 재정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FA 몸값은 어차피 원래부터 모기업의 예산 지원이 아니면 엄두도 못 내는 것이 현실이다. 모기업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하니 각 구단별로 계산기를 두드릴 수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현상이 정상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구단 재정은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데 FA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고 생각하면 황당하기까지 하다. 물론 내년 시즌엔 관중이 정상적으로 입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그에 맞는 성적을 내기 위해 앞당겨 투자에 나선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어려움을 생각해보면 최근 언급 되고 있는 FA 몸값이 정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 놓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한국 프로야구를 거세게 할퀴고 지나갔다. 무관중 경기가 이어졌고 입장 수익부터 식.음료 판매 대금, 각종 광고 사업 등이 큰 타격을 받았다.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 어려워진 구단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대로 가면 공멸이라고 모두들 말했다.
하지만 FA 시장은 딴 세상 이야기처럼 돌아가고 있다. 승.패 이외엔 아무 것도 중요치 않은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이 반영된 그림자다.
실제로 올 스토브리그 FA 시장엔 광풍이 불어닥칠까. 실제 100억 대 몸값이 잇달아 탄생한다면 구단 적자와의 괴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 것일까. 아직 자생력을 갖지 못한 한국 프로야구 구단의 웃픈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