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계속되는 부진과 기복에 후벵 아모림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맨유는 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아모림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2024년 11월 팀에 부임한 뒤 지난해 5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진출을 이끌었다. 현재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6위에 올라있다. 구단 수뇌부는 최고의 성적을 위해 팀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모림 감독은 주목받던 기대주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1985년생으로 젊은 감독인 그는 2020년 스포르팅CP(포르투갈)에서 2020-21시즌과 2023-24시즌 프리메이라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벤피카와 FC포르투의 2강 체제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명문팀을 상대로도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맨유는 2023년 다국적 화학회사인 이네오스의 짐 래트클리프 회장이 새로운 구단주로 부임하며,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체제 이후 이어진 암흑기를 끊어내고자 했다. 에릭 텐 하흐 전 감독이 경질된 뒤 빠르게 아모림 감독과 손을 잡았다.
아모림 감독 체제의 맨유는 많은 주목과 기대를 받았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지난 시즌 리그 15위를 기록하며 역대급 부진을 남겼다. 당시 유로파리그에서는 결승에 올라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을 키웠으나 토트넘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감독 첫해부터 비판의 무대에 선 아모림 감독을 향한 경질설은 계속 이어졌으나 맨유 수뇌부는 신뢰를 보냈다.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향후 3년 동안 이어질 프로젝트라 설명하며, 감독 교체를 이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2026년 들어서며 맨유 수뇌부의 입장도 달라졌다. 최근 아모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수뇌부와 불화를 암시하는 발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영국 현지에서는 맨유 수뇌부와 아모림 감독 사이에 구단 운영 방식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모림 감독의 3백 전술에 수뇌부는 변화를 원했고, 아모림 감독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맨유 폿볼 디렉터인 제이슨 윌콕스와 아모림 감독이 겨울 이적시장과 전술, 전략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던 중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4일 리즈유나이티드와 리그 20라운드를 앞두고 아모림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이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아모림 감독 체제의 맨유가 막을 내렸다. 많은 사람이 아모림 감독의 전반적인 성과와 성적을 바라볼 때, 아직 발전하기에 한참 먼 팀이라는 것을 느낄 것”이라며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전적으로 정당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옵타는 아모림 감독의 맨유가 얼마나 처참한 기록을 써 내렸는지 제시했다. 아모림 감독은 2024년 11월 11일 부임 후 리그 47경기를 치렀다. 같은 기간 맨유를 상대했던 23팀과 비교했을 때, 1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모림 감독은 47경기에서 15승 13무 19패를 기록했다. 31.9%의 승률이다. 이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맨유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모예스(50%), 루이스 판 할(51.3%), 주제 무리뉴(53.8%), 올레 군나르 솔샤르(51.4%), 랄프 랑닉(41.7%), 텐 하흐 감독(51.8%) 중에서 가장 낮은 승률이다.
아울러 경기당 실점률(1.53골), 무실점 비율(15%)도 최저를 기록하며 아쉬움만 남기게 됐다.
맨유의 암흑기는 계속된다. 최전성기를 이끈 퍼거슨 감독이 2013년 떠난 지 벌써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맨유는 라이언 긱스, 마이클 캐릭,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대행 체제까지 포함해 10명의 감독이 팀을 이끌었으나 실패를 겪어야만 했다.
재정적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맨유는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며 또 한 번의 위약금을 지불하게 됐다. 위약금은 약 1,000만 파운드(한화 약 196억 원)다.
맨유는 오는 8일 번리 원정길에 나선다. 후임 감독 선임 전까지 박지성의 동료이자 맨유의 레전드 미드필더 대런 플레처가 감독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유력한 차기 감독으로는 바르셀로나의 레전드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