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맛본 한일전 참패. 일본 2진에 단 1초도 앞서지 못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김나지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77-83으로 패했다.
단 1초도 리드하지 못한 참패. 대한민국의 농구는 일본 2진에 완벽히 무너졌다. 일본은 카타르,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을 그대로 이어갔으나 대한민국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무려 17개의 3점슛을 얻어맞았다. 대부분 일본의 스페이싱 게임에 휘말려 당한 3점슛이었다. 지난 농구월드컵, 아니 톰 호바스 감독 부임 후 달라진 일본을 조금이라도 분석했다면 이처럼 외곽 수비가 무너질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은 일본과의 아시안게임 맞대결에서 최근 5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4강전 승리를 시작으로 2002 부산, 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까지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최근 패배는 1990년,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인 베이징아시안게임 결선 리그에서 91-94로 패한 것이었다. 즉 대한민국은 이날 일본에 33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패했다.
단순 패배라는 결과를 떠나 과정부터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스페이싱을 활용, 적극적인 3점슛 시도, 트랜지션 게임을 활용한 일본과 달리 대한민국은 골밑에 의존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농구에서 골밑을 주요 공략 루트로 선택하는 팀은 없다.
지난 농구월드컵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시아에서 현대농구 트렌드를 따라간 일본은 최고 성적을 내 2024 파리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반면 골밑만 노린 중국, 이란 등 전통의 강호는 패배의 연속,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더욱 놀랍고 슬픈 건 일본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2진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어린 선수들을 주로 출전시킨 그들이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승리는커녕 단 1초도 앞서지 못했다.
3점슛 6개 포함 24점을 기록, 고군분투한 허훈. 그리고 3점슛 4개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던 전성현. 여기에 아픈 발목에도 일본 골밑을 공략한 하윤기(12점 8리바운드) 등 선수들의 분전에도 시스템 자체가 구식이었던 대한민국은 결국 유망주로 가득했던 일본도 넘어서지 못했다.
41년의 기다림 끝에 완성도 높은 금메달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던 대한민국. 일본전 패배는 치명타였다.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8강 결정전, 그리고 8강을 치르게 됐다. 심지어 8강에서 만날 유력한 상대는 개최국 중국이다. 결승에서 만났어야 할 상대를 너무 일찍 만나게 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