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한화 이글스) 선배님과 선발 맞대결하는 상상을 자주 한다. 꼭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LG 트윈스 선발진 진입을 노리는 송승기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의 대결을 고대하고 있었다.
지난 2021년 2차 9라운드 전체 87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한 송승기는 안정적인 제구가 강점으로 꼽히는 좌완투수다. 많은 잠재력을 지녔지만, 사실 그동안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1군 통산 8경기(9.1이닝)에 나섰지만, 1패 평균자책점 4.82에 그쳤으며, 2023년 중반 상무에 입단했다.
절치부심한 송승기는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퓨처스(2군)리그 20경기(104.2이닝)에서 11승 4패 평균자책점 2.41을 작성했다. 86개의 피안타(8피홈런)를 내줄 동안 무려 121개의 탈삼진을 뽑아낼 정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으며, 그 결과 남부리그 평균자책점 및 다승왕 타이틀과 마주할 수 있었다. 탈삼진 역시 남부리그 1위였다.
그리고 이런 송승기는 올 시즌 LG 5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번 달 초 만났던 염경엽 감독은 “5선발 후보는 송승기, 우강훈, 이지강, 최채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승기의 자신감도 차올랐다. 23일 LG 스프링캠프지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기 전 만난 그는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디어 국외 훈련을 한다. 정말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이어 “나는 수직 무브먼트가 좋고 인터벌이 짧다.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라며 “(염경엽 감독님이) 기대해주셨으니 부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부터 퓨처스리그에 투구 준비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클록을 시범 운영했다. 올해부터는 1군에도 피치클록이 도입된다. 다행히 송승기는 피치클록에 잘 적응했다고. 그는 “지난해 피치클록에 걸린 적이 한 번도 없다. 전혀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롤모델은 팀 선배인 손주영이다.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LG에 지명된 뒤 2023년까지 1군 통산 22경기(65.2이닝)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를 올리는데 그친 손주영은 지난해 LG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2024시즌 28경기(144.2이닝)에 나서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 LG의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송승기는 “지난해 손주영 선배가 던지는 영상을 많이 봤다. 정말 멋지더라”라며 “내가 (손)주영이 형의 뒤를 이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그는 류현진과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KBO리그에서 통산 108승 60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2를 써냈으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한 류현진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송승기는 “류현진 선배의 경기 운영을 정말 좋아한다. 아직 한 번도 뵌 적이 없지만, 내가 류현진 선배와 선발 맞대결하는 상상은 자주 한다. 꼭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송승기가 올 시즌 LG 선발진 진입에 성공한다면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도 성사될 수 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