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로 삼을 수 있는 베테랑과 함께 뛴다는 것은 프로 선수에게 축복받은 일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배지환(25)이 그렇다.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 있는 파이어리츠 스프링캠프 훈련지 레콤파크. 외야 수비 훈련을 마친 뒤 타격 훈련을 위해 더그아웃쪽으로 이동하는 배지환 옆에는 팀 동료 앤드류 맥커친(38)이 있었다.
투수와 내야수들이 수비 훈련을 마치기를 기다리는 사이, 두 선수는 그라운드에 나란히 앉아 타격과 관련된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로 맥커친이 배지환에게 조언을 하는 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다. 나중에는 배지환이 직접 스윙 폼을 보여주면 맥커친이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전부터 맥커친과 많은 얘기를 나눴던 배지환은 “내가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맥커친이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며 둘의 대화에 대해 말했다.
그는 “조언을 들을 때는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하겠지만, 그걸 따라하는 것은 쉽지않다. 스윙이 그만큼 어렵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스윙을 하면 실제로는 다른 동작이 나온다고 이야기했고, 맥커친은 생각과 행동의 폭을 좁힐 필요가 있고 계속 연습해야한다고 말해줬다”며 말을 이었다.
이제 막 1년 99일의 서비스 타임을 채운, 스스로 “아직 내 자리는 없다”고 말하는 배지환에게 맥커친은 ‘하늘같은 선배’다.
2009년 피츠버그에서 빅리그에 데뷔, 메이저리그에서만 16시즌을 뛰며 올스타 5회, 골드글러브 1회, 실버슬러거 4회, MVP 1회 수상 경력을 쌓았다. 트레이드 이후 잠시 다른 팀을 떠돌던 시기도 있었지만 피츠버그에서만 11시즌을 뛰며 팀을 상징하는 스타로 자리잡았다.
커리어는 비교할 수 없지만, 둘은 묘하게 닮은 점이 있다. 맥커친은 중견수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배지환도 원래는 내야수지만 지금은 외야, 그중에서도 중견수 출전 비중이 늘어났다.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 배지환이 2023시즌 기록한 24개의 도루는 2009년 맥커친이 기록한 22개의 도루 이후 피츠버그 신인이 기록한 가장 많은 도루 기록이다.
그런 공통점 때문일까. 맥커친은 배지환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베테랑과 함께하는 경험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
[브레이든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