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보단 ‘기대감’…서귀포서 ‘인천야구 자존심’ 회복 나선 SK [MK시선]

매경닷컴 MK스포츠(제주 서귀포시) 안준철 기자

“저희는 야구를 해야 하니까요.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어수선함은 없었다. 신세계그룹의 인수가 확정된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 첫날 분위기는 침착했다.

SK는 1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전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 SK만 홀로 바다 건너 제주에 캠프를 차렸다. 이날 SK 서귀포 캠프에는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신세계 이마트에 인수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 야구장에서 2021 스프링캠프 첫 날 훈련을 가졌다. 선수들은 이날 우천으로 인해 강창학 야구장 실내 연습장에서 웜업과 배팅훈련으로 첫 날 훈련을 소화했다. 이재원과 김강민이 밝은 표정속에 웜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 서귀포시)=김영구 기자
신세계 이마트에 인수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 야구장에서 2021 스프링캠프 첫 날 훈련을 가졌다. 선수들은 이날 우천으로 인해 강창학 야구장 실내 연습장에서 웜업과 배팅훈련으로 첫 날 훈련을 소화했다. 이재원과 김강민이 밝은 표정속에 웜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 서귀포시)=김영구 기자
구단 매각·인수 이슈 때문이었다. 불과 1주일 전 터진 신세계그룹의 SK와이번스 인수 소식은 야구계를 뒤흔들었다. 구단 구성원 대부분도 모르던 사실이다. 그만큼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취재진 앞에 선 이들도 대부분 1주일 전의 충격에 대해 “좀 당황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충격과 아쉬움 대신 이제 기대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49) 감독은 “어느 정도 아쉬움은 남지만 기대감이 크다. 우린 준비했던 대로, 올 시즌 잘하겠다는 마음으로 캠프를 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 이재원(33)도 마찬가지였다. 이재원은 “아쉽긴 하지만, 새로운 기대도 크다”고 거들었다. SK맨으로만 21년째인 베테랑 김강민(39)도 “충격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신세계그룹의 청사진과 더 나은 지원을 해주실 것이라는 기대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구단명과 새로운 유니폼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최상의 경기력으로 시즌 준비를 마쳐야 한다. 이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선수단 첫 미팅에서도 몸관리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얘기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김강민도 “지난해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풀기 위해서는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원은 “지난 시즌 성적을 잊지 않고, 독하게 준비하자는 얘기를 선수들과 했다. 기대가 커지는만큼 선수들은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2020시즌 SK는 9위에 그쳤다. 2018시즌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19시즌에도 비록 2위로 마치긴 했지만,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했던 비룡군단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 3차례, 준우승 3차례를 거두기도 했다. 프로야구의 신흥 명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SK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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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도 SK를 인수하면서 ‘인천야구의 헤리티지(유산)’를 계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수 소식이 알려지기 전 SK의 2021시즌 키워드는 ‘재건’이었다. 무너진 인천야구의 자존심을 세우는 게 지상과제였던 셈이다. 비록 첫날 비로 인해 실내훈련으로 대체했지만, 서귀포는 약속의 땅이 될 것이라는 좋은 조짐이 있었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미리 제주에 들어온 김강민과 이재원은 “생각보다 날씨가 괜찮다. 이 정도 여건이면 할만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날 스프링캠프에 앞서 신세계그룹 부사장급 임원 4명이 찾아와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이 자리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왜 야구단을 인수하는지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새로운 운영 주체와 함께 인천야구는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육지보다 따뜻한 환경까지 ‘재건’의 기운과 새출발이라는 기대가 어우러져 SK 스프링캠프 분위기는 한층 밝았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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