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엄상백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말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묶었으나, 문성주의 좌전 안타 및 오스틴 딘의 좌전 안타로 1사 1, 2루에 몰렸다. 후속타자 문보경을 4-6-3(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은 막았다.
2회말에도 주자를 출루시켰다.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박동원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았는데, 2루로 진루하던 박동원을 야수들이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한 개를 챙겼다. 이후 박해민은 삼구 삼진으로 묶었다.
첫 실점은 3회말에 나왔다. 신민재에게 우전 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후속타자 홍창기는 1루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그 사이 신민재는 3루에 안착했다. 여기에서 엄상백은 문성주에게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헌납, 첫 실점을 떠안았다. 오스틴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4회말에도 실점이 나왔다.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의 솔로포를 맞았다. 이어 오지환은 삼진으로 막았지만, 김현수에게 볼넷을 범했다. 후속타자 박동원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박해민의 우전 2루타로 2사 2, 3루에 봉착했다. 다행히 신민재를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후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엄상백은 홍창기에게 사구를 내줬다. 문성주와 오스틴은 각각 우익수 플라이, 투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여기까지였다. 뒤이어 등판한 이태양이 승계 주자에게 홈을 허락하지 않으며 엄상백의 자책점은 총 2점이 됐다.
최종 성적은 4.2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 총 86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40구), 체인지업(27구), 커브(10구), 커터(9구)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측정됐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끝내 한화가 0-4로 패함에 따라 엄상백은 패전까지 떠안게 됐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위즈의 부름을 받은 엄상백은 빠른 패스트볼 및 다양한 변화구가 강점인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305경기(764.1이닝)에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작성했다. 특히 2024시즌에는 29경기(156.2이닝)에 나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11월 한화는 이런 엄상백을 4년 최대 78억 원(계약금 34억 원, 연봉총액 32억5000만 원, 옵션 11억5000만 원)의 조건에 영입했다. 보다 굳건한 선발진을 구축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한화로 이적한 엄상백은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를 잘 소화했고, 이날 이적 후 정규리그 첫 등판에 나섰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와 마주했다. 단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 최근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 타선을 상대로 최소 실점했으며, 많은 위기와 마주했으나, 무너지지 않았다. 과연 엄상백이 다음 등판에서는 반등할 수 있을 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