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내 사랑이다”라며 오열하던 매니저는 반나절 만에 피해자가 되어 돌아왔다.
방송인 박나래와 전 매니저 A씨의 ‘진실 공방’이 녹취록 공개로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이번 사태는 엔터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공사 구분 없는 유사 가족 관계’가 낳은 참극임이 드러나고 있다.
9일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를 통해 공개된 박나래와 A씨의 통화 녹취록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간 A씨가 주장해 온 “박나래는 공포의 대상”이라는 프레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너무나도 애틋하고 끈끈한 대화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새벽, 두 사람은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며 눈물을 쏟았다. A씨는 박나래의 반려견 ‘복돌이’의 건강을 챙기는가 하면, “작은 일에도 잠 못 주무시는 어머니가 걱정된다”며 박나래의 가족까지 살뜰히 챙겼다. 심지어 “언니는 내 사랑이다. 이 상황이 너무 싫다”며 사태 해결을 원치 않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박나래 역시 “네가 없어서 담배 말려줄 사람이 없다”, “날씨 추운데 어디냐”며 A씨를 다독였다. 이는 전형적인 ‘갑질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화라기보다는, 오래된 연인이나 가족 간의 다툼 후 화해 과정에 가까워 보였다. 이진호가 지적한 대로 “실제로는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다.
문제는 이 ‘새벽 감성’이 날이 밝자마자 차가운 ‘법의 논리’로 뒤집혔다는 점이다. 새벽 3시까지 이어진 회동에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뉘앙스를 풍겼던 A씨는, 오후 2시 기상 직후 박나래의 SNS 입장문을 보고 태도를 180도 바꿨다.
A씨는 이후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합의와 사과는 없었고 술주정뿐이었다”며 박나래의 대화 시도를 폄하했다. 새벽에는 “언니는 내 사랑”이라며 울던 입으로, 낮에는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라”는 내용 증명을 보낸 셈이다. 이는 사적인 친분과 금전적 보상(합의금) 사이에서 A씨가 겪은 심경 변화, 혹은 제3자의 법적 조력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녹취록은 박나래에게 유리한 정황증거임과 동시에, 뼈아픈 실책을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매니저에게 사적인 심부름(담배 등)을 자연스럽게 언급할 정도로 공적 경계가 무너져 있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가족 같다”는 말로 포장된 관계 속에서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흐릿해졌고, 그 틈에서 발생한 갈등이 결국 5억 원대 합의금 논란과 부동산 가압류, 맞고소라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현재 박나래는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법적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특수상해와 명예훼손 대 공갈 미수와 횡령. ‘내 사랑’을 외치던 두 사람의 관계가 법의 심판대 위에서 얼마나 더 추악하게 해부될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