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가 최대 문제인 세계 유일 리그... “선수들이 또 말한다고 바뀌는 건 없을 것” 김진수의 분노 [MK인터뷰]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치르고자 흘린 땀, 강추위에 굴하지 않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을 찾은 2만 4천 889명의 관중 등 모든 게 묻혔다.

급작스럽게 튀어나온 새 문제라면 이해라도 한다. 또 잔디다. 매해 반복되고 있는 그 잔디. 손흥민이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아쉬움을 피력했다. 기성용, 이청용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여러 차례 촉구했다.

바뀌는 건 없다. 2025시즌은 개막까지 빨랐다. 놀라운 건 기본 중의 기본인 잔디 관리가 안 되는데 추춘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축구계에선 추춘제 전환은 시간문제로 본다. 문제가 빤히 보이지만 ‘일단 해놓고 그때 가서 생각하자’란 식의 발상과 일 처리.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탄생한 1983년 K리그 출범 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FC 서울 김진수. 사진=이근승 기자
FC 서울 김진수. 사진=이근승 기자
3월 3일 FC 서울과 김천상무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사진=이근승 기자
3월 3일 FC 서울과 김천상무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사진=이근승 기자
3월 3일 FC 서울과 김천상무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사진=이근승 기자
3월 3일 FC 서울과 김천상무의 맞대결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사진=이근승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를 목표로 나아가겠다’는 한국 축구계.

잔디는 우리 소관이 아니니 책임도 의무도 없다는 식의 마인드. 잔디가 매해 최대 문제인 세계 유일 프로축구 리그의 현실이다.

3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상무와의 경기를 마친 FC 서울 김진수의 이야기다. ‘축구에만 집중해야 하는’ 선수에게 매해 잔디와 관련된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이젠 미안하다.

3월 3일 FC 서울, 김천상무 선수들은 이런 잔디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했다. 2만 4천 889명의 관중은 푯값을 지불하고 이런 잔디에서 치러지는 프로축구 경기를 봤다. 사진=이근승 기자
3월 3일 FC 서울, 김천상무 선수들은 이런 잔디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했다. 2만 4천 889명의 관중은 푯값을 지불하고 이런 잔디에서 치러지는 프로축구 경기를 봤다. 사진=이근승 기자

Q.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잘했는데 득점을 못했다. 팬들에게 승점 3점을 안겨드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Q.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장면도 나왔다. 몸은 괜찮나.

골 넣을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질 못했다. 아쉽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3월 3일 FC 서울, 김천상무 선수들은 이런 잔디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했다. 2만 4천 889명의 관중은 푯값을 지불하고 이런 잔디에서 치러지는 프로축구 경기를 봤다. 사진=이근승 기자
3월 3일 FC 서울, 김천상무 선수들은 이런 잔디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했다. 2만 4천 889명의 관중은 푯값을 지불하고 이런 잔디에서 치러지는 프로축구 경기를 봤다. 사진=이근승 기자

Q. 잔디가 너무 안 좋아 보이던데. 뛰는 선수가 느끼기엔 어느 정도로 안 좋았던 건가.

공과 관계없는 지역에서 뛰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환경에서 축구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경기하는 내내 그 생각이 강해지더라. 우리를 비롯한 K리그 모든 팀의 고민이고 문제다. ‘여름엔 더워서 잔디가 안 좋다’고 한다. ‘겨울이 되면 추워서 잔디가 안 좋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관리를 하는 건지, 무엇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린 선수다.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준비한다.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잔디 사정이 어떻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려고 최선을 다한다. 팬들도 좋은 경기를 보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을 찾아주시지 않나. 안타깝다. 경기력이 우리가 준비한 대로 나오질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티켓값을 지불하고 오신 팬들도 마음이 안 좋으실 거다. 그게 당연한 거다. 선수들은 부상 위험도가 너무 높다. 진짜로 공이 없는데 그냥 뛰다가 넘어진다. 공을 차려고 하면 잔디가 밀리면서 이상한 킥이 나간다.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Q. 착잡해 보인다.

몇 번을 말해도 바뀌는 게 없지 않나. 선수들도 계속 답답해한다. 방법이 있으면 빨리 조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Q. 김진수는 한국에서만 뛴 게 아니다.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활약했다. 다른 리그에서 뛸 때 잔디로 고민한 적이 있나.

진짜 창피하다. ‘국가대표팀 경기를 서울에서 치르지 않는다’고 들었다. 당장 3월 대표팀 경기가 서울에서 열리지 않는다는 건 이유가 있지 않겠나. 일본, 독일, 사우디에서 뛸 때 잔디를 고민한 적은 없었다. 단 한 번도 없었다. 진짜 너무 창피하다.

3월 3일 FC 서울, 김천상무 선수들은 이런 잔디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했다. 2만 4천 889명의 관중은 푯값을 지불하고 이런 잔디에서 치러지는 프로축구 경기를 봤다. 사진=이근승 기자
3월 3일 FC 서울, 김천상무 선수들은 이런 잔디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했다. 2만 4천 889명의 관중은 푯값을 지불하고 이런 잔디에서 치러지는 프로축구 경기를 봤다. 사진=이근승 기자

Q. 국외에서 뛸 때의 잔디 상태는 완벽했던 건가.

전혀 문제가 없었다. 프로축구 경기를 하는 데 잔디가 문제 된다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경기장, 훈련장 모든 잔디가 최상이었다. 잔디로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Q. 김천전 마치고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잔디에 관해서 얘기하진 않았다. 그냥 ‘불편함을 느꼈고, 대단히 위험했다’는 얘길 했다. 선수들도 지쳤다. 몇 번을 이야기해도 바뀌는 것 하나 없지 않나. 더 이상 말을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없다.

[상암=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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