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재범(64)이 데뷔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난다.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 살아온 그는 은퇴를 결심한 이유로 “음악보다 중요한 건 딸”이라고 밝혔다.
임재범은 4일 JTBC ‘뉴스룸’ 초대석에 출연해 “많은 시간 동안 고민해왔다”며 “이번 40주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무대를 떠나려고 한다”고 직접 은퇴를 선언했다.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까지도 임재범은 매년 공연을 이어오며 무대에 서 왔고, 현재 방송 중인 JTBC 음악 예능 ‘싱어게인4’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전해진 은퇴 선언은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날 인터뷰에서 임재범은 자신의 인생에서 음악이 차지해온 의미를 ‘숙명’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삶의 중심은 분명히 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악보다 중요한 건 제 딸”이라며 “딸이 가장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이 없는 날에는 항상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딸이 웃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딸을 향한 말에서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임재범은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힘도 딸이었고,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도 딸이라고 생각한다”며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전했다. 무대 위의 강렬한 카리스마와는 다른, 아버지로서의 진솔한 모습이었다.
임재범의 선택에는 아내와의 이별이 남긴 시간도 깊게 배어 있다. 그의 아내 고(故) 송남영은 연극 배우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1991년 연극 무대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무대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2001년 결혼해 딸을 얻었다.
송남영은 2011년부터 갑상선암 투병을 시작했고, 투병 기간 동안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던 임재범이 다시 음악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6년간의 투병 끝에 2017년 6월 12일, 연세대학교 의료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4세였다.
임재범은 1986년 신대철이 이끌던 밴드 시나위 1집에 참여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록과 발라드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보컬로 자리매김하며 ‘이 밤이 지나면’, ‘비상’, ‘고해’, ‘너를 위해’ 등 수많은 대표곡을 남겼다. 지난해 데뷔 40주년을 맞아 전국 투어를 시작했으며, 오는 17~18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리는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내려올 예정이다.
은퇴를 결심한 뒤의 심정에 대해 그는 “너무 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온다”며 “40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떠나더라도 팬분들이 다른 음악하는 분들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재범은 마지막으로 “무대를 떠나더라도 세상 속에서 팬들과 함께 숨 쉬고 있을 것”이라며, 남은 40주년 공연까지 함께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음악보다 딸을 선택한 그의 결정은, 한 가수의 은퇴이자 한 아버지의 선택으로 남게 됐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