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나래 나올까…연예계 ‘신뢰 파탄’의 민낯

방송인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 사이의 법적 공방이 사생활을 정조준한 무차별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여론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사건 초기에는 박나래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최근 가해 수준에 가까운 자극적인 폭로가 잇따르자 오히려 그녀를 향한 동정론과 함께 폭로 방식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채널A 뉴스A를 통해 공개된 전 매니저들의 진정서 내용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해당 진정서에는 박나래가 차량 내에서 타인과 성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매니저에게 강제로 인지시켰다는 내용과 운전석 시트를 발로 차 교통사고 위험을 유발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방송인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 사이의 법적 공방이 사생활을 정조준한 무차별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여론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DB
방송인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 사이의 법적 공방이 사생활을 정조준한 무차별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여론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DB

그러나 이러한 구체적인 사생활 언급이 공개된 직후 대중의 반응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무리 갈등 관계라 할지라도 개인의 내밀한 사적 영역을 대중에 공개해 수치심을 주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 고발이라는 명분을 넘어선 보복성 폭로에 가깝다는 지적이 쏟아진 것이다.

현재 양측의 갈등은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선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전 매니저 측은 직장 내 괴롭힘, 진행비 미지급, 대리처방 의혹 등을 이유로 박나래의 부동산에 1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하고 그녀를 특수상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박나래 측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 2명을 공갈 및 횡령 혐의로 맞고소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건의 실체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연일 계속되는 자극적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박나래 쪽으로 기우는 이유는 폭로 방식의 잔인함에서 찾을 수 있다.

대중은 법적 다툼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을 굳이 성적인 수치심까지 건드리며 여론판으로 끌고 나온 방식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박나래가 논란 이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는 등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보인 점도 여론 반전에 기여했다. 법적 결과와 상관없이 한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인격 살해에 가까운 폭로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 대중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는 현대 연예계에서 폭로 문화가 어디까지 치닫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과거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의 갈등이 주로 수익 배분이나 전속 계약 문제에 국한됐다면, 최근의 양상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프레임에 치명적인 사생활 폭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폭로 방식은 사실 여부를 떠나 공개되는 순간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힌다.

이 같은 진흙탕 싸움이 반복될수록 연예인과 스태프 간의 신뢰 관계가 완전히 붕괴될 것이 우려된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이들의 폭로가 언제든 칼날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공포는 연예계 전반의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폭로가 정의구현의 수단이 아닌 악의적인 보복 수단으로 변질될 때, 그 화살은 결국 폭로자 본인과 대중 모두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는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결국 법적 공방을 통해 시비가 가려지겠지만, 박나래 사태는 폭로의 권리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라는 무거운 난제를 남겼다. 도를 넘은 폭로 문화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법의 심판대 위에 선 이들의 진실 공방은 당분간 연예계 최대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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